다시 찾아야 하는 자주적 역사관


  한민족이 본래부터 한반도에 살지 않고 먼 곳에서 이주해 왔다는 이야기는 많았다. 우리 역사서에 나오는 고조선, 고구려, 발해 등등의 국가들은 모두 만주에 존재했었으며 더 고대로 올라가 12환국이나 배달국까지 언급하게 되면 파미르나 티베트까지 이르게 된다. 

  우리가 근대국가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안타깝게 일본에 의해 식민지배를 당하고 해방 이후에는 6.25 전쟁으로 인해 남북의 관계가 나빠지고 동서 냉전시대를 거치게 되면서 우리는 근대적 의미의 역사학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외세의 개입과 전쟁의 폭풍 속에서 우리들의 입장이 반영된 자주적인 역사관을 수립할 수 없었다. 

  더욱이 60년 가까이 지속된 냉전시대는 우리가 독립한 이후에도 자주적인 역사를 기록하는 데 많은 장애가 되었다. 옛 국가들의 수도가 모두 공산주의 국가였던 중국과 러시아의 영토에 편입된 상태라 학술답사나 유적발굴뿐만 아니라 그 지역 역사가들의 책을 읽는다는 것 자체가 매우 위험한 시대였다.

  이제 냉전의 시대가 가고 무한경쟁의 시대가 오면서 중앙아시아의 많은 민족들뿐만 아니라 한국인들도 저마다 눈앞의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빠지게 되어 정체성의 확립이나 민족적 자긍심을 고취하려는 행위가 큰 사치처럼 느껴지는 바쁜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이런 바쁜 생활 속에서도 유라시아의 공동 역사를 알지 못한다면 앞으로 열릴 신실크로드의 시대에 보다 더 큰 비즈니스와 민간외교의 기회를 열 수 있는 기본상식을 잃게 되는 것이므로 조금이나마 시간을 내어 틈틈이 이 지역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습득하는 것이 자신의 미래와 생활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역사, 신실크로드 시대의 키


  서양인은 수학의 이진법을 바탕으로 컴퓨터를 만들고 인터넷을 만들었으며 IT산업을 이루었다. 자본주의시대를 살아가는 21세기의 한민족들은 역사를 단순히 순수한 학문적 차원에서만 보지 말고 신실크로드 건설을 위한 역사철학, 유라시아 공동경제권의 건설을 위한 바탕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역사 공부에 임해야 할 때라고 본다. 

  본 책은 현재 중앙아시아국가들 사이에 진행되고 있는 ‘범 투르크 민족 공동역사교과서 설립운동’에 한국도 적극 참여하여 유라시아 북방민족들의 공동역사교과서를 만들고 형제의식을 고취하여 유라시아 대륙을 통한 고속철도무역, 자원외교, 민간교류를 확대코자하는 취지에서 쓰게 되었다. 


형제의 민족, 카자흐족과 몽골족


  카자흐족, 몽골족의 역사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제정러시아-소비에트 연방의 통치하에 있으면서 고대역사와 지식을 전승해 오던 많은 샤먼들이 학살당하고 서적과 문화재들을 약탈당하면서 자신들의 역사를 많이 잃어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남아 있는 역사자료와 러시아 학자들에 의해 일부 기록으로 남겨진 유목 민족의 역사만 가지고도 많은 부분에서 카자흐족과 몽골족의 역사가 한국과 겹쳐지는지를 알면 놀라울 정도다. 카자흐족, 몽골족뿐만 아니라 중앙아시아의 모든 민족들, 심지어 동유럽과 러시아에 있는 많은 민족들은 우리 민족과 역사적, 혈연적으로 깊은 친연성을 가진 민족들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들을 외국인이 아니라 우리의 형제 민족이라는 동질의식을 가져야만 하고, 앞으로 우리 민족이 중앙아시아에서 신실크로드의 시대를 열고 다른 나라보다 더 우월한 자원외교를 펼치기 위해서 반드시 좋은 관계를 가져야만 하는 민족들이다. 


중앙아시아의 형제 민족들


  터키인들이 중앙아시아에서 다른 외국인보다 비즈니스를 잘 하는 이유는 이들이 주장하는 범투르크주의 운동 때문인데 터키인들은 중앙아시아인들을 형제 민족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소비에트 연방에서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독립했던 당시, 터키 정부는 많은 의사, 간호사, 교사들을 보내서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공산주의에서 벗어나 낯선 자본주의에 적응하게 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어 이후 이들 국가들로부터 많은 비즈니스의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앞으로 우리 민족이 발전하고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단순히 단기적인 이익에 눈이 멀어 쓰면 뱉고 달면 삼키는 식의 외교방식을 버리고 하루빨리 유라시아의 북방 민족들을 오래전 헤어진 우리 동포라고 생각하는 마음으로 대하는 태도를 가져야 할 것이다. 비록 소수의 한국인이 관심을 가진다 하더라도 우리 중앙아시아의 형제 민족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가진 사람들이 중앙아시아에 와서 비즈니스를 한다면 현재 불고 있는 한류의 인기에 힘입어 일시에 관계를 회복하고 고대 유라시아 대륙에 존재했던 유목민 연방 국가를 재건할 철학적 기초를 다질 수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