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현 시인의 시 전편에 흐르는 맑은 기운은 밝고 강한 영성(靈性)이다. 그 영성은 결국 사랑이다. 사랑이 없으면 영성도 소용이 없다. 영성과 지성은 바로 이웃해 있다. 사랑이 결여된 지성은 용납할 수 있어도 사랑 없는 영성은 진짜가 아니다. 이채현 시인은 나무를 보며, 달을 보며, 내 이웃을 보며 그 안에 담긴 신(神)의 마음을 읽는다. 그 마음이 내 안에, 내 이웃에게, 무릇 모든 살아 있는 생명들을 품어주라는 그분의 뜻을 옮기고 있을 뿐이다.

_해설: 영성으로 향한 첫걸음 ‘사랑’ (변성래.북 칼럼니스트) 中


이채현의 시들은 무엇보다 간결해서 좋다.

그의 말대로 ‘푸른 정거장인 지구’ 위에서

영원을 향한 그리움을 새처럼 노래하는 시인.

길 위에서 이루어지는 만남의 환희,

이별의 슬픔, 그리고 존재론적인 고독을

시인은 해, 달, 별, 물고기, 허수아비 등의 다양한 이미지를 통해

아름답고 깊이 있는 절제미로 표현한다.

쓸쓸함 속에도 일관되게 스며있는 사랑의 시들을 사랑으로 읽으면

우리도 사랑의 시인이 되는 기쁨을 맛 볼 것이다.

_이해인(수녀・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