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의 시작, 다르게 보고 말하는 것

현실 속의 인권을 바라보다


이 책은 교과서적인 인권 이야기가 아니다. 세대를 거듭하며 발전해 가는 사회 안에서 기본적인 혜택조차 누리지 못하는 약자들에 대한 막연한 연민으로부터 기록되어졌다. 사각지대에 놓여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하는 각종 부조리를 들춰내야 할 필요성을 자각하기 위해서는 ‘다르게 보고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책은 ‘인권’을 다르게 보고 말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서점에 있는 기존 인권서적들은 대개 안락사나 사형문제 등과 같은 특별하고 문화적인 것들에 치중한 나머지 천편일률적이다. 그래서 필자는 우리의 일상 안에서 사각지대에 놓여 미처 발견하지 못하는 인권침해에 대해 ‘다르게 보고 말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생각하며 집필한 것이다. 또한 대다수의 인권적 상황과 그 해결방안이 ‘자기계발서’처럼 너무나도 원론적인 이야기를 펴고 있으며, 해결방안 또한 형식적인 차원에만 머물러 있어 인권에 대한 의식적인 차원에서의 전적인 제고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당연함’과 ‘그럴듯함’의 함정
당당하게 권리를 주장하라


여태껏 우리사회는 ‘당연함’이라는 가치 아래 얼마나 많은 소수자들의 권익을 짓밟아 왔는지 살펴보고, ‘그럴듯함’이라는 명분 아래 놓여 무시되고 바스러진 수많은 사람들을 다시금 돌아볼 줄 알아야 한다. 또한 국가와 사회라는 거대한 이름 아래 묵살된 모든 이들의 개성과, 각자의 개별적 선택권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우리들 자신이 공동체 내 소수자란 사실을 인정해야만 하는 것이다.

우리는 왜 주체적인 인간으로 살아가면서도 어깨를 움츠리려 들고, 인간의 기본적 권리마저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가? 인간의 기본적 권리들을 머리로는 알면서도 왜 입을 열어 당당하게 주장할 수 없는가? 우리를 억누르는 강압적인 힘의 세력에 압도되었을 때는 어떻게 맞설 수 있는가? ‘인권’이란 가깝고도 먼 개념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하고 수호해야 하는가? 궁극적으로 우리는 우리의 인권을 축소시키려는 주변적인 상황들과 그러한 환경을 조성하는 이들, 즉 국가로부터 어떻게 인권을 지켜낼 수 있는가? 이러한 고민들 그리고 현실적인 회의와 더 나은 세상을 외치고자 하는 의연한 감성이 이 책 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나를 말할 권리, 다르게 보고 말하는 인권


이 책은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다.

첫째, ‘나를 말할 권리’다. 사회적으로 억눌린 한 개인의 내적갈등과 그것의 문제점 제고나 해소방안을 찾아가는 과정을 몇몇 일화들로 구성했다.

둘째, ‘당신을 패배시키는 사회’다. 한 개인을 둘러싼 주변적인 상황에서 개인이 패배할 수밖에 없는 경우 각자가 자신의 인권을 지켜낼 수 있는 방안을 다루었다.

셋째, ‘문화로 이해하는 인권’이다. 몇몇 특수하고 문화적인 상황들을 추려내 가장 이상적이고 의식적인 차원을 도출하고자 연구했다.

넷째, ‘차별 없는 세상’이다. 출발점이 다른 개개인의 상황을 고려하여, 사회와 한 개인의 정서적인 부분과 교접하고자 구성하였다.


목소리가 거세된 삶 또는 무기력한 시체의 삶으로부터의 해방을 꿈꾸다 바싹 마른 나뭇잎처럼 바스러진 수많은 사람들. 더 나은 삶을 위한 변혁을 위해 사회・경제적 요건들을 포기한 양심적 지식인들. 우리 사회는 나를 말할 권리를 잃지 않기 위해 얼마나 많은 선진들의 권면과 희생이 뒤따랐는가? 그들이 필사적으로 지켜 내려 한 것은 바로 ‘우리’를 이루는 한 사람 한 사람이고, 그들의 개별적 목소리라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