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근대문학 백 년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첫 연구서

온전한 마산문학지를 향한 디딤돌이자

소지역을 범위로 삼은 근대 지역문학 연구의 길라잡이

  2010년 마산시가 통합 창원시로 녹아들었다. 그 일을 빌미로 마산문화원에서 마지막 『마산시사』를 꾸렸다. 이로 인해  「예술문화 개관」 과 「문학」이 저자에게 맡겨졌다. 그 결과가 이 책 2부에 실린 두 편 「마산 근대 예술문화 백 년」과 「마산 근대문학의 흐름」이다. 2부 끝에 붙인 「마산 근대문학 백 년을 읽는 다섯 가지 잘못」은 짧은 글이다. 2005년 마산문학관 개관을 앞두고, 마산시립박물관에서 열었던 마산문학 문헌전의 개막 강연을 위해 썼다. 2부에 올린 이들 세 편을 빌려 마산문학지를 향한 큰 줄거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1부는 마산 근대문학 매체 전통의 효시 『마산문예구락부』를 공개하는 자리다. 『마산문예구락부』를 엮은 동양자 김광제는 조선 왕조 마지막 구국의열 활동인 1907년 정미국채보상의거를 대구에서부터 발의하고 온 나라에서 이끌었던 열혈 지사다. 경술국치 뒤 마냥 잊혀 있었던 지사가 만년 10년 가까운 세월을 마산과 함께했다는 사실을 처음 밝히고 그 속살인 『마산문예구락부』의 됨됨이를 살폈다. 마산 근대문학의 첫자리에 다름 아닌 의기에 찬 김광제 지사가 있었다는 사실이 일깨우는 바는 앞으로도 더욱 커지리라.

  3부에서는 권환에 관련한 두 편의 글을 올렸다. 「권환의 절명작 연구」는 권환이 1954년 여름 마산 우거에서 임종을 앞두고 썼던 세 작품을 소개하는 글이다. 길지 않은 쉰둘의 삶을 가난과 참담을 가로지르며 피웠던 마지막 환한 불꽃이었다. 동양자 김광제 지사에서 시작하여 권환의 절명작에 이르는 매듭 안에 마산 근대문학의 비통과 좌절, 영광과 모멸이 오롯하다. 「권환민족문학관의 건립과 운영」은 권환문학축전 초기 그의 고향 마산 오서리에 문학관을 세우고, 그것을 중심으로 지역 예술문화 지구가 만들어지기를 바라는 뜻을 담아 쓴 글이다. 

 4부에서는 김용호와 정진업 그리고 경자마산의거 시를 다룬 글을 올렸다. 「민족시의 한 지평, 정진업의 공론시」는 2005년에 썼다. 광복기 대표 언론시인으로, 인민시인으로 살았으나 역사의 폭력 앞에 묻혀 버린 시인의 삶과 문학을 재조명했다. 흔히 3・15의거라 일컫는 경자마산의거를 다룬 작품을 따진 글이 「1960년 경자마산의거가 당대시에 들앉은 모습」이다. 이를 위해 의거 당시 현장의 의거시를 묶은 시집 『힘의 선언』을 처음으로 세상에 공개했다. 엮은이 정천이 시인 정진업이거나 정영태가 분명하건만, 아직까지 확인하지 못한 아쉬움을 남긴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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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마산문학지, 창원문학지가 머지않아 탄생하기를 바라는 즐거운 바람으로,

마산 지역문학에 대한 고정관념이나 무지에서 벗어날 뿐 아니라,

문단지・조직지가 아닌 온전한 문학지를 내는 길목에 이 책은 한 나침반이 될 수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