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적 성격을 지닌 조선족 문학

 

  지금까지 조선족 문학은 주로 조선족의 비평가와 연구자들에 의해 평가되고 연구되어왔으며 간혹 해외한국문학의 차원에서 일부 한국학자들의 조명을 받기도 하였다. 조선족 학자들은 중국 조선족 문학이 중국의 역사적 격변 속에서 중국 사회의 정치, 경제, 문화적 담론의 틀 속에 존재하며, 또한 한편으로 조선민족문학의 해외에서의 연속으로 조선민족문학의 고유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보았다. 중국의 소수민족문학이면서도 동시에 해외조선민족문학의 한 형태로서의 이중적 성격을 조선족 문학의 가장 중요한 특징이자 조선족 문학 해석의 가장 관건적인 키워드로 보았다. 비슷한 맥락에서 한국학자들 역시 조선족 문학의 이중적 성격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명하면서 조선족 문학이 비록 해외한국문학의 한 범주이지만 또한 중국의 정치, 경제, 문화와의 관계 속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지적하였다. 이러한 조선족 문학 연구의 성과는 주로 조선족학계와 한국학계에서만 소통되고 공유되었으며 중국학계는 조선족 문학연구의 성과에 대해 거의 모르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작가협회 연변분회가 중국 작가협회의 하위 조직으로 공식적으로 조직되어 조선족 작가들 대다수가 중국작가협회 연변분회의 회원이지만 정작 조선족 문학은 조선족학계를 벗어나면 중국 내에서 그 존재가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

 

중국에서의 조선족 문학

 

  이러한 배경에서 중국 조선족 문학의 현주소를 살펴보고자 했으며 중국 조선족 문학의 연구 성과들을 중국학계와 공유하고 중국학계에서 조선족 문학 연구의 담론을 생산함으로써 중국에서 조선족 문학의 존재를 확인하고 조선족 문학의 위상을 확립하기 위한 것이 이 책의 기획 의도이자 출발점이다. 림원춘의 몽당치마와 같은 단편소설작품이 중국소수민족문학상을 수여받았고, 남영전의 생태시가 중국문단과 학계의 비상한 관심과 주목을 받았던 영광스러운 기억을 조선족 문학은 갖고 있다. 또한 연변대학의 김호웅 교수님, 중국사회과학원 장춘식 교수님, 소설가 박선석, 김인순 등이 중국소수민족문학-준마상을 수상한 것도 조선족 문학의 중국에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조선족 문학 연구자들이 얼마만큼 중국학계와의 소통을 위해 노력하고 중국학계에서 조선족 문학 연구의 담론을 생산하기 위해 노력하는지, 그들이 조선족 문학의 고유의 한 특성이기도 한 조선어 창작으로 인한 언어적 장벽의 문제를 얼마만큼 잘 풀어나가는지에 의해 중국학계에서 조선족 문학의 존재기반의 확립과 위상 수립의 여부가 결정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