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이웃민족 여진인의 언어와 삶을 이해한다.
역사적 시각을 확대하는 고급교양서

 

한국어는 퉁구스계의 동일한 계통의 언어라고 말하면서 퉁구스계의 언어인 여진어를 변변하게연구한 논문이나 입문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이처럼 우리 민족과 가장 가까이 살아온 여진어인들의 언어와 삶의 일부를 이해하려는 노력은 바로 우리의 언어적 변경을 확대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와 함께 여진어와 문자에 대한 연구와 이해는 우리의 역사적 시각을 보다 거시적으로 확대할 수 있는 수단이자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청 제국 황실의 후예로서 여진어학의 세계적인 학자인 고 진치총·진광핑 선생의 ≪여진어와 문자≫는 여진어학의 입문서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동북아의 역사에 대한 인식의 확산과 함께 우리의 이웃이며, 때로는 갈등으로 때로는 오랑캐로 취급하며 미워했던 여진 사람들의 언어와 역사를 이해하기 위한 고급 교양서로서 널리 읽혀지기를 기대한다.

 

사멸한 언어를 더듬어가며 지워진 역사를 발견하는
여진어 학습의 기초 저서

 

다른 외국어를 학습한다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사멸한 언어와 문자를 공부하는 일이 무슨 유익한 일일까마는, 그들이 사용하던 언어와 문자를 통해, 지워진 역사와 문화, 그리고 토착 지식들을 이해하는 데 절대 절명으로 필요한 과정이다. 이 책은 여진어 학습을 위한 가장 기초적인 저서로, 이 방면에 관심이 있는 학습자와 함께 나누어 읽고자 번역서를 출간하게 된 것이다.
사멸한 만주지역의 언어와 문자에 대한 연구는 언어 다양성에 대한 이해를 확산시키는 동시에, 한반도의 언어와 역사적 관련성을 보다 충실하게 이해하는 데 기여하게 될 것이다. 물론 만주・퉁구스 제어와 우리말과의 역사적 관련성이나 언어 자체의 체계적 기술을 이해하는 쪽으로 발전・심화하기 위해서 이 원저서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언어학을 전공하는 사람이 아닌 일반 독자들도 동아시아의 만주, 몽골, 중국과의 긴밀한 역사와 문화적 관련성을 이해하고 또 여진어의 기본적인 음운・문법・어휘의 특성을 이해하는 더없이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 그리고 명나라가 헤이룽장 하구의 길열미(吉列迷) 지역의 지배를 강화하는 과정과 두만강을 중심으로 한 조선의 변경 확정과 관련해 줄다리기 하는 조・명 외교사를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