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야가와는 자신의 전공인 영문학 이외에도 구미근대문학을 소개하고, 문학적 관점에서 문명 비평적 해설을 하여 문명을 높였다. 이런 점을 보여주는 대표적 책이 바로 『근대문학 10강』이다. 『근대문학 10강』은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에 걸쳐 56년간에 이르는 유럽문예사조의 조감을 시도한 책이다. 이 책의 명쾌하고 적절한 해설식 강의가 크게 인기를 끌면서 문학에 관심을 갖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근대문학 10강』은 애독되었다. 이 책이 크게 인기를 얻자 유사한 제목의 책이 속출할 정도였다. 이 책은 구미의 근대문학에 대해 10회에 걸쳐 체계적으로 소개하고 강의를 하는 형식으로 된 책이다. 제1강에서는 근대를 개관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시대정신을 이루었던 실증론과 진화론에 대한 소개와 과학만능의 시대를 개관한다. 제2강에서는 근대생활과 세기말의 정서를 중심으로 소개하고 이 시대의 윤리와 앞에서 언급한 시대정신과의 상호관련성을 소개한다. 그리하여 병적상태의 의미를 상세히 밝힌다. 제3강부터는 근대의 다양한 사조를 소개한다. 제3강과 4강의 경우, 근대 사조의 기초를 이루는 철학과 종교 등에 관해 소개하고, 근대 사조의 키워드를 이루는 단어들, 즉 개인주의, 회의, 물질적 기계적 인생관, 비애 등과 같은 개념들의 관련성을 살펴본다. 그리고 근대사조와 문예가 어떤 관련을 갖고 있는 지 남유럽과 북유럽, 그리고 영국의 예를 통해서 설명한다. 제5강부터 본격적으로 근대의 사조를 개별적으로 점검한다. 5강과 6강에서는 낭만주의와 자연주의를 소개하고, 7강에서는 자연파의 작품들을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8강에서는 최근 사조의 변천과정을 소개하면서 그 변천과정의 배경이 되는 철학과 과학에 대해서 소개한다. 9강에서는 새로운 사조로서 비(非)물질주의 문예인 신낭만주의를 소개하고, 10강에서는 9강에 이어 심리의 문제와 상징주의, 탐미파의 근대 시인들을 소개한다.
이 책은 조선의 문청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고, 그 결과 조선의 근대문학 형성에도 영향을 미쳤다. 여러 사람에게 영향을 미쳤지만, 가장 대표적 인물 중의 하나가 한국 근대문학 형성기에 주도적 역할을 했던 이광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