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 Time and Life 2(시공여인생2)>는 중천철학재단 대표인 김정일 저자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낸 영문판 철학서적이다. 기존 철학서적 중에 국내 도서를 영문으로 번역하여 낸 번역판은 있었지만, 처음부터 저자가 영문으로 저술하여 출판한 전문서는 없었다. 또한, <Space Time and Life 2>는 저자의 아버지이자 국내 동양철학의 대부로 불리는, 전 고려대 교수 중천 김충렬 교수가 43년 전에 쓴 <Space Time and Life(시공여인생)>의 유지를 이어받은 것으로 김충렬 교수의 책 표지에는 저자가 5살 때 직접 쓴 붓글씨가 들어가 있다. 부자(父子)이자 철학을 공부하는 사제(師弟)의 뜻이 이어진 특별한 책인 것이다. 두 도서 모두 한글이 아닌 각각 중국어와 영어로 출간되었다는 부분도 묘한 공통점이다.
이 책은 인과적 결정론의 폐쇄성에 관한 책으로서, 한편에는 서양철학을, 그리고 다른 한편에는 동양철학과 미국의 실용주의를 놓고 비교한 책이다. 지금껏 많은 서양 철학자들이 그들만의 잣대로 동양철학을 비판한 경우가 많았는데 이 책에서는 동양철학과 그와 유사한 실용주의를 기본으로 서양철학의 인식론적 태도를 비판하고 있다. 논의의 초점은 심리철학과 인지과학에 집중되어 시작하였고 마음에 대한 인과론적이고 결정론적인 접근이 불러오는 여러 문제점들을 짚어 보고 있다. 그 문제점들은 특히 인공지능에 대한 논의 과정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필자는 심리철학과 인지과학의 문제들이 그들의 방법론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인식대상과 마음 사이의 인식의 형식에 있다고 보고, 이를 논증하기 위해 이 책의 중・후반부에서는 서양 고전철학의 인과론적 인식 체계와 이로 인한 현대 인지과학의 문제들을 들추어내고 동양철학과 실용주의 철학이 갖고 있는 상이한 인식론적 체계를 재평가해 봄으로써 돌파구를 제시하였다. 전공자들을 대상으로 하여 본문이 영문으로 저술되었지만, 국내 비전공 독자를 위하여 한글요약문을 같이 수록하였다.
저자는 미국에서 동・서 비교철학을 전공, “입체파 철학”이라는 이름하에 동・서고금과 현대과학을 통틀어서 논의하는 철학의 새 장르를 열어나가고 있으며, 현재 중천철학재단의 대표로써 한겨레 신문사, 남산도서관 문화센터 등 각종 문화센터에서 시민철학 강의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