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낮은 곳에서 우러러보는 삶을 노래하다
   
   
『나무의 기도』는 늘 가장 가까운 곳에서 가장 먼 진리를 찾고자 하는 이채현 시인의 고뇌와 성찰을 엿볼 수 있는 시집이다. 이채현 시인은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자연물이나 이웃들을 관찰하고, 동시에 자신을 성찰하면서 얻은 깨달음을 자신만의 독특한 언어로 표현한다. 게다가 『나무의 기도』는 시인의 남다른 고충까지도 감각적으로 표현되어 더욱 특별하다. 자신이 믿는 절대자를 묵묵히 따르는 삶을 작품으로 승화시켜 왔던 이채현 시인의 작품 세계를 더욱 깊이 있게 보여주는 시집이다.
   
표제작인 연작 시 「나무의 기도」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듯, 총 4부로 구성된 이번 시집은 ‘기도’와 같은 삶의 태도를 군더더기 없는 언어로 담아냈다. 가장 현실적이고 일상적인 사물과 순간 속에서 늘 자신을 반성하고, 신념의 근원인 종교적 진리를 발견하고자 하는 삶에는 어디에나 고뇌와 고통이 도사리고 있다. 그러나 신앙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시인은 그 모든 괴로움을 기꺼이 받아들이며, 가장 ‘낮은 곳’에서 시를 쓴다. 늘 겸허한 태도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인은 자신의 삶을 이루는 모든 것에서 자애로운 하느님의 흔적을 발견하고, 이를 환희로 가득한 시로 기록한다.
   
현대 사회는 1년이면 강산이 변하고도 남을 정도로 빠르게 변하고, 복잡다단하다. ‘신념’이나 ‘성찰’ 같은 말이 사치스럽게 들리기까지 하는 요즘, 이 시집과 함께 잠시 주변과 스스로를 돌아보는 것은 어떨까? 숨 가쁜 현실 속에서도 선량한 진리를 찾아내는 이채현 시인의 언어를 기도처럼 읊조려 보자. 이 시집은 문득 자신을 둘러싼 세상의 비밀을 유심히 들여다보고, 사랑하는 계기를 만들어줄 것이다.
   

   
키워드: 한국 문학, 한국 현대 시, 한국 현대 시집, 성찰, 종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