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 소설과 미스터리 소설의 만남
짜릿한 추리와 서늘한 공포를 담은 이색적인 이야기



<일본문학 컬렉션>의 세 번째 이야기가 추리 소설 모음집으로 찾아왔다. 『비밀이 묻힌 곳』은 탐정 소설과 미스터리 소설을 엮은 문학 단편선이다. 탐정 소설을 하나의 문학 장르로 확립시킨 대표적인 추리 소설가 에도가와 란포를 포함해 한국 독자에게도 친숙한 나쓰메 소세키, 다자이 오사무 등 다섯 작가의 일곱 작품이 담겨있다. 
   
이 책은 에도가와 란포 작품의 원점을 엿볼 수 있는 「D언덕의 살인 사건」과 「심리 테스트」로 시작해서 전형적인 탐정 소설의 틀을 벗어나는 작품인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아내 죽이는 법」과 「비밀」, 집 문제로 가족을 살해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인 다자이 오사무의 「범인」까지 탐정 소설이 이어진다. 그리고 미스터리 장르 소설인 한 편의 잔혹 동화 같은 사카구치 안고의 「벚꽃이 만발한 숲에서」, 공포의 감정을 통해 인간 내면의 모습을 그린 나쓰메 소세키의 「불길한 소리」로 마무리된다. 
   
탐정 소설의 재미는 탐정의 추리가 얼마나 논리적인가에 있다. 의심스러운 정황을 바탕으로 증거를 수집하면서 진실을 밝혀내기 때문이다. 반면 미스터리 소설의 재미는 논리로 설명할 수 없다는 데 있다. 모골이 송연해지는 공포를 느끼면서도 그 이유를 알 수 없기 때문에 더욱 긴장하고 몰입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이성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 추리와 감성적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는 이야기를 함께 엮음으로써, 어쩌면 소설보다 더 미스터리 같은 우리 현실 곳곳의 공포를 떠오르게 할 것이다. 독자에게 이색적인 재미를 선사하는 것뿐만 아니라 일상에 서늘한 한 방을 던지는 책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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