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비판적 사고는 이성의 전유물이 아니다
   
   
   
『비판적 사고의 전환』은 오로지 이성의 전유물로 생각되어 왔던 ‘비판적 사고’ 패러다임 전환을 제안하는 학술서이다. 이 책은 이성과 비이성이라는 이분법만을 전제로 하는 지식 구축 과정의 허점을 과감히 지적하며, 비판적 사고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특히, 전통적인 유럽식 관점과 남성주의적 관점에서 비롯한 비판적 사고에 대한 선입견이 역설적이게도 비판적 사고의 장애물이 되는 현상을 지적하며, 퀼팅비 은유를 통한 지식 구축 과정의 사회정치적이면서 공적인 성격을 강조하는 건설적 사고 이론을 제안한다. 
   
   
이 책은 크게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기존의 ‘비판적 사고’에 대한 철학적 관점을 역사적 맥락과 함께 되짚는다. 그 안에서 저자는 광범위한 학문적 지식과 실제 교육 현장에서의 경험을 통해 전통적인 관점의 허점을 발견한다. 2부에서는 앞서 밝혀낸 비판적 사고 이론의 허점을 보완하는 재구성 작업이 이루어진다. 특히, 전통적 학문에서 배제되어 왔던 여성주의적 시각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이성만이 아니라 상상, 감정, 직관 등의 인간이 가진 모든 도구를 활용하는 비판적 사고 이론을 재구성한다. 2부에서 재구성한 비판적 사고 이론을 기반으로 3부에서는 퀼팅비 모델의 건설적 사고 이론을 제안한다. 저자는 분업과 소통을 기반으로 개인의 작업이 공동체의 완성물에 기여하는 퀼팅비 체계에 지식 구축 과정을 은유한다. 이를 통해, 통념에 의해 ‘비이성적’이라는 이유로 배제되었던 개인의 경험과 맥락까지 모두 비판적 사고 과정에서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쉽고, 설득력 있게 풀어낸다.
   
   
정보기술의 빠른 발전으로 인해 개인의 의견 개진 수단이 점점 더 다양해지고 간편해지면서 현대 민주주의 사회의 다원화와 고맥락화의 속도는 사회 구성원의 상상을 뛰어넘는다. 곳곳에서 발생하는 사회정치적 갈등과 그러한 현상을 향한 대중의 냉소적인 반응은 그러한 간극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동시에 갈등을 더욱 심화시킨다. 이러한 간극을 메우기 위해 고민하는 이들에게 이 책은 현대 사회에 어울리는 새로운 협의 모델을 구축하기 위한 이론적 기반이자, 친절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의사 결정의 기반이 되어야 하는 비판적 사고는, 흔히 주체의 ‘비이성적’ 요소를 완벽하게 배제시켜야 하는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활동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이러한 전제하에서는 ‘가장 이성적인 사람’이 중심이 되는 위계적이고 권위적인 소통 방식을 벗어날 수 없었다. 반면에, 사유하는 모두가 인식의 주체가 될 수 있는 제안을 담은 이 책은 민주적이고 수평적인 의사 결정을 추구하는 현대 사회의 모든 구성원에게 유용한 지침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