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우리는 성(性)의 불평등을 극복하고
진정한 무릉도원으로 갈 수 있는가
≪복숭아꽃≫는 차별과 공정 사이에서 방황하는 이들을 위한, 동서고금의 불공정한 성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성은 공정한가?’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성이 공정해야 세상도 아름답다’는 저자의 철학이 들어있다. 제목 ≪복숭아꽃≫은 ‘복숭아꽃’이 갖는 이중적 의미에서 착안하였는데, 도색(桃色)잡지라는 낱말에서처럼 성적 은유로 사용됨과 동시에 무릉도원과 같은 별천지나 낙원을 상징한다. 아름답지 못한 성, 불공정한 성이 아닌 아름답고 공정한 성을 통하여 이상향으로 나아가는 길을 안내하는 것이다.

이 책은 ‘영준’이라는 주인공과 그의 멘토인 ‘T 박사’의 대화로 논의가 진행되면서 학문적으로 설명을 더하는 이른바 팩션(픽션+팩트) 형식을 띠고 있다. 제1장에서는 각 계절에서 어떤 종류들의 성과 사랑이 있는지, 또 계절마다 마주할 수 있는 꽃과 식물에는 어떠한 성과 사랑의 의미가 담겨 있는지를 알아본다. 제2장에서부터는 동서고금의 성 문제를 일으킨 인물들에 대해 심층적으로 다룬다. 평생 132명의 여성을 농락한 카사노바, 70여 명의 여성과 무분별한 성관계를 가졌던 박인수, 주지육림 속에서 익사한 걸・주왕, 유혹된 뭇 남성들을 극한의 상황으로 치닫게 만든 동서양의 팜므 파탈들과 나라를 기울게 한 중국 4대 미인의 이야기 등을 살펴본다. 또한 ≪금병매≫와 ≪춘향전≫, ≪변강쇠≫, ≪호질≫ 등 문학작품에 담긴 에로스와 그것이 담고 있는 시대적 메시지를 파헤치고, 권력자들의 성 추문, 미투 운동을 소개한 다음 모두가 지향해야 할 이상 세계를 제시해 나간다.

인류 역사상 가장 뜨거운 주제 가운데 하나가 바로 성(性)이며, 기실 성 문제는 오늘날뿐 아니라 동서고금의 역사에서 수많은 인물에 의해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성은 약자와 여성들을 옥죄는 기제로 작동하면서 불공정성 문제로 번져나가고 있고, 이로 인해 온 사회가 몸살을 앓고 있다. 이처럼 공정성이 시대적 화두가 되어 있는 지금, ≪복숭아꽃≫은 성 영역에서만이라도 그 본질이 구현되었으면 하는 저자의 바람을 담은 책이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여러 성 문제와 불공정에 대해 고민해 보고, 시야를 넓힐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