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노란 불빛 속을 같이 걷는 사람들의 이야기


약자를 대변하는 작가로 잘 알려진 소재원이 ≪세 남자 이야기≫로 돌아왔다. 이 책은 검찰개혁을 두고 서로 다른 정치적 인물들의 갈등과 인물을 묘사하고 있는 소설로 어떤 의도나 목적 없이 책을 읽는 독자들의 판단에 내맡긴 채 집필한 소설이다.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장면과 현실을 반영한 작품 속 인물들의 외형이 소설과 현실의 경계를 허물어 우리나라 정치현실을 떠오르게 만들지만 작가는 독자들에게 이 모든 것이 상상과 허구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명심해주길 당부하고 있다.


≪세 남자 이야기≫는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교수를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후 검찰의 압박수사가 진행되고 조국 법무부 장관은 검찰의 수사로 인해 자신과 주변인들의 일상이 파헤쳐지지만 그 돌을 서슴없이 맞기로 한다. 한편, 검찰은 야당과 밀회를 하고 대형 언론은 수치스런 거짓뉴스를 남발하며 국민의 눈을 가리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집무실에 앉아 노무현 전 대통령을 떠올린다. 탄핵 후에 고향 마을로 내려가 시골의 조촐한 시골집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회상 장면은 절친했던 두 남자의 대화를 생생하게 그려낸다. 그 사이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검찰, 정치, 언론의 탄핵 시나리오의 중심에 사건의 진실은 없고 오로지 검찰의 권력만이 수호되는 장면들이 여과 없이 서술됐다. 그리고 국민의 대변자들로서 국민의 손으로 뽑혀서 개혁을 이루고 진실을 밝혀야 할 여당, 야당 의원들의 서로 다른 행보와 차가운 현실 속에도 침몰하지 않는 진실을 믿었던 깨어있는 시민들과 노란 불빛들. 후반에는 고 노무현 대통령도 등장한다. 그의 눈으로 바라본 정치인들의 모습이 묘사되고 결말부에 그려지는 총선결과는 누가 읽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다양한 해석을 남기고 있다.


≪세 남자 이야기≫는 소설이지만 결코 현실과 동떨어진 채 읽혀질 수 없는 이야기다. 창 밖에 등불이 환하게 켜져 있고 창문을 바라보며 문을 향해 걸어 나가는 당신의 발걸음을 응원하는 이야기다. 아니, 어쩌면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 켜진 불을 꺼트리지 않기 위해 가장 낮은 곳으로 돌아가 촛불이란 권력을 깨우쳐준 사람들의 이야기다. 소재원 작가는 현재 대한민국의 정치적 사건에 주목하기보다 깨어있는 시민의 역할에 더 주목하길 바라는 소설로 봐주길 기대한다. 작가는 의도가 없다고 말하지만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작가도 모를 숨겨진 의미를 찾아낼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