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의 핵심국가 독일,
‘문학과 사상가의 나라’를 다시 다듬어 한 권에 넣다


 2016년 초판 발행하여 많은 사람을 받았던 ‘독일문화 오디세이’가 미흡했던 부분들을 수정하고 보완하여 개정판의 이름을 달고 다시금 여러 독자들에게 선보이게 되었다. 내용에 더욱 알맞은 이미지로 변경하였고, 시간이 지나며 변경된 일부 자료들도 최근 자료에 맞추어 수정하였다.


 21세기로 넘어오면서 탈냉전의 종지부인 독일통일과 유럽통합, 세계화로 인해 변화된 국제질서 속에서 어느 때보다도 유럽문화의 다양성에 대한 이해와 소통이 절실해졌다. 세계화의 추세에 맞추어 여러 나라의 정보를 얻는 것이 아주 시급한 일이 된 것이다. 독일통일과 유럽통합은 실과 바늘처럼 연결되어 있어서 유럽을, 현대의 유럽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독일이다.


 독일은 국경을 인접하고 있는 9개의 나라와 더불어 통독 이후 동유럽과 서유럽 그리고 북유럽인 스칸디나비아 국가들과 지중해 지역을 잇는 연결 축 역할을 맡게 되었다. 또한 독일은 26주년을 맞는 독일통일 이후 유례없는 경제적 호황 속에서 재정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럽연합의 해결사 역할을 감당하며 국제사회에서의 주도적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유럽연합의 확대 심화는 시간이 지날수록 정치·경제·사회 분야의 유럽 국경을 더욱 얇고 흐리게 만들 것이다. 이러한 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독일의 문화정보는 우리나라의 모든 분야에 필수적이라 하겠다. 한편으로는 개화기 이래로 우리나라에 많은 영향을 끼친 나라이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통일독일이 유럽문화의 중심이 되었으며 유럽공동체(EU)의 핵심국가로 그 영향력을 떨치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하면 가장 먼저 ‘문학과 사상가의 나라’, 그리고 벤츠, 베엠베, 아우디, 폴크스바겐 등 자동차의 나라, 분데스리가와 축구, 10월 맥주 축제와 낭만적인 고성들, 소시지, 철학, 고전음악, 2차 대전 그리고 히틀러, 베를린 장벽 등을 떠올린다. 과연 이것이 독일일까? 독일문화는 또 무엇일까? 문화는 일반적으로 인간의 활동능력의 결실로써 정신적, 물질적 산물로 정의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다양한 해석이 존재한다. 이렇게 대답하기 어려운 문화라는 개념을 매우 재미있게 표현한 글을 읽은 적이 있어 소개한다. “문화, 사실 이것이 정확히 무엇인가는 아무도 모른다. 어떤 이는 이것을 여행할 때 가지고 다니고(Kulturbeutel=문화주머니), 어떤 이는 식사할 때 이것 때문에 무척 신경을 쓴다(Eßkultur=식사문화(매너)). 어떤 사람은 이것을 숲에서 찾을 수 있다고 하며(Baumkultur=나무문화, 숲), 어떤 이는 이것을 시험관에서 키울 수 있다고 한다(Bakterienkultur=박테리아문화, 사육). 어떤 이들은 이것을 위해 입으며(Opernkultur=오페라문화), 또 어떤 이들은 이것을 위해 옷을 벗는다(Freiköperkultur=누드문화). 이것을 도무지 터득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Kulturmuffel=문 화멍텅구리), 어떤 이들은 이것으로 일거리를 얻는다(Kulturminister=문화부 장관).”(Seel, 1995)


100여 개가 넘는 사진자료를 통해 쉽고 재미있게 접근


 40년간의 분단의 장벽이 무너지고 난 후 변화된 독일을 보며 시시각각 변화하는 독일의 상황에 맞추어서 가능한 한 새로운 정보를 정리할 필요를 절실히 느꼈다. 그래서 지금까지 보아 왔던 정보 위주의 독일에 관한 책과는 다른 스마트파워의 활용을 강조한 책을 시도하였다. 이 책은 여러 가지 많은 가공되지 않은 사진을 풍부하게 싣고 있다. 이는 읽는 사람의 흥미를 끄는 동시에 다각적인 시선으로 독일문화를 볼 수 있는 자료들이다. 독자들은 사진의 스토리를 상상하고 공유하고 해석하면서 눈으로 보기만 하는 문화가 아니라, 생각하며 함께 동참하는 문화스토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타문화 간 대화와 소통, 공존과 참여, 즉 ‘문화대화’가 이루어지는 것에 초점을 두었다. 일상적인 생활의 주거와 음식, 휴가, 스포츠, 축제를 비롯하여 미학적인 측면인 문학, 음악, 영화, 회화, 가치적 측면인 역사, 교육, 정치, 경제 등으로 구분하여 정보를 모았으며, 또한 겉모습의 독일문화뿐 아니라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생활 세계의 문화도 다루었다. 다시 말해 실제 생활인인 독일인이 어떻게 반응하며 어떻게 실감하는가 하는 측면도 중요한 포커스를 두고 서술하였다. 더불어 독자들이 실제로 경험할 수 있는 독일에 관한 사이트와 DVD 등의 정보들을 실어 문화대화에 직접 참여하고 활용할 가능성을 넓게 열어주었다.


 세계화를 지향하는 현 시점에서 우리 사회는 외국어 구사능력뿐 아니라, 상호문화 수용능력, 국제적 소양 등을 갖추고 글로벌 사회에서 실제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전문가를 필요로 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 책을 통해 유럽과 독일에서 일어나는 제반 문화현상들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해석할 수 있는 많은 가능성이 제공되기를 바란다. 마찬가지로 한독 양국 간의 유사 문화와 다른 문화를 찾아내고 분석하여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에 대한 문화정보를 정확히 다른 나라에 소개하고 전달하는 일과 참된 대화를 추구하는 지역전문가 및 문화전문가로 성장하는 데에 작으나마 보탬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