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을 책과 함께 살아간 책의 학자, 남애 안춘근


 이 책은 한국 출판학 연구에 한 획을 그은 ‘안춘근’이라는 특정한 인물을 대상으로 한 연구로서, 그의 학문 활동과 사변에 대한 살핌에 중점을 두었다.

 유소년기에서 학창·청장년 시절, 지천명지계와 이순 그리고 생애 말에 이르기까지 그가 자각·자득·자활해 나간 삶의 노정과, 스스로 선택·추구한 저술·연구·수서 활동 등에 대하여 조사·서술한 내용이 이 책의 전반적인 틀을 형성하는 본줄기라 할 수 있다.


 이 책의 전체적인 구성은 7개 대단원(부) 및 2편의 추록으로 나누어 그의 생애와 연구 활동에 관한 노정을 살폈다.

 제1부는 안춘근의 유년 시절에서 청소년기에 이르는 내용이 그 중심이다. 외지로부터 멀리 떨어진 금강산의 한 줄기인 외금강 자락에서 유년기를 보낸 ‘소년 안춘근’의 모습과, 그가 15세에 도회로 출향한 후 새롭게 경험한 선린학교에서의 학습 과정, 그의 생애에 큰 영향을 끼친 선교사와 만나 눈을 떠가는 내용이 전개된다.

 제2부는 안춘근의 청년 시절에 관한 살핌이다. 식민지 시대의 어두운 시국 속에서 고향을 벗어난 후 그가 어떻게 살아갔으며, 전시에 겪었던 병영 생활 등이 그 주된 내용이다.

 제3부는 오랜 동안 을유문화사에서 출판·편집자로 일한 경험과, 이에 더하여 그가 선택한 출판 연구자로서의 길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에 관한 되짚음이 이 단원의 중심을 이룬다. 특별히 책과 출판에 대한 그의 왕성한 학문적 추구로 빚어낸 과반의 성과를 주목하고자 한 내용이 그 주요 범위이다.

 제4부에서는 안춘근의 독서 편력에 관한 과정을 알아보고자 했다. 그는 출판 기획자인 동시에 편집자였으므로 당연히 ‘읽은 지식을 책의 생산’으로 재창출하려 애썼다. 그런 그는 다독, 다작하고, 수많은 고전을 탐서·구득하여 뒷날에 전수한 책의 전령사로 살았다.

 제5부에서는 남애 안춘근이 추구한 출판학과 서지학 연구 및 그에 따른 학문적 결실인 저술 활동이 이행된 과정을 살펴보았다. 특히, 이 분야는 그의 생애 중에서 가장 방대한 범위를 점하는 대상이기도 하다. 남애는 출판학을 일으켰고 또한 서지학을 개척하여, 체계화하는 등 많은 학문적 성과를 이루어 냈다.

 제6부에서는 한국출판학회와 남애와의 관계에 관한 사적을 알아보고자 했다. 한국출판학회의 창립 회장으로서 초창기 반석을 다진 그는 이 연구 공동체의 발전을 위해 진력 봉사한 공로자였다.

 제7부에서는 남애의 평생에 걸친 고서 수집 활동이 이행된 과정, 특징, 실적 등에 대하여 살펴보고, 애서 운동에 관한 문제도 아울러 짚어 보고자 했다. 한국정신문화연구원(오늘의 한국학중앙연구원)에 1만여 권의 장서를 위양함으로써 자료의 수원지를 더욱 넉넉하게 터놓는 등 우리의 학문 발전을 위하여 크게 공헌한 바 있다.

 <추록 1>은 남애가 수많은 옛 책들을 발굴하면서 경험했던 몇 가지 특별한 사연들과, 여러 귀한 전적들과 만나는 과정에서 우리의 출판문화사에 새로운 기록을 남기게 한 숨겨진 일화들이 공개되어 있다. 아울러, 그가 책의 학자로 살아가면서 인생에 대한 성찰과 소회, 생활 속에서 경험한 애환들 또 그로써 끼침 받은 좌우명 등도 취재해 넣었다. 물론, 이러한 살핌들은 지금껏 알려지지 않았거나 희귀한 증언들을 담아낸 것이므로 그 의의가 사뭇 크다.

 <추록 2>에서는 주로 남애의 교우(交友)에 관한 내용이 중심이다. 남애는 사람을 응대하되 편벽됨을 저어했으나, 대체로 보면 ‘차가운 처세’가 그의 상징적인 모습으로 평설되기도 한다. 그러나 그의 주변에는 소통을 원하는 인사들로 끊일 사이가 없었으니 이 또한 넉넉한 이야깃거리가 아닐 수 없다. 이와 관련하여 본편에서는 문화계 인사들과의 만남과, 나아가 해외 학자들과의 교류 활동 등에서 보여 준 우정, 그들과의 학문적 담론을 통하여 얻은 이런저런 비망들이 그 주된 살핌임을 밝힌다.


 이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남애 안춘근의 생애와 우리나라 출판사(史)에 기여한 그의 학문이 널리 알려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