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선교사가 아동의 한자 및 한문 학습을 위해 저술한 ≪유몽천자≫


제임스 스카이 게일(J. S. Gale, 한국명 기일(奇一), 1863~1937)은 언어학자, 저술가, 번역가, 역사학자, 민속학자로서 한국어 교육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였던 선교사였다. 그는 한국에서의 선교 활동을 지속하면서 교육 사업의 하나로 ≪유몽천자(牖蒙千字, 영문명 The thousand character series. Korean Reader)≫를 저술하였는데, 이 책의 저술 의도는 아동에게 한자 및 한문을 가르치고자 함이었다.
≪유몽천자≫는 책 제목과 같이, 한자 학습을 목표로 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각 권마다 부록으로 ‘자전(字典)’을 두고 있는데, 이 자전에 수록한 한자는 본과(本課)에서 제시한 한자들이다. 자전의 배열순서는 ‘ㅇ, ㅎ, ㄱ, ㅁ, ㄴ, ㅂ, ㅍ, ㄹ, ㅅ, ㄷ, ㅌ, ㅈ, ㅊ’의 순서이며, ‘了’를 ‘ㅇ’ 항에 두면서도 ‘뇨’로 적고, ‘遼, 寥, 繚, 憀’를 모두 ‘요’로 적으면서도 ‘ㄹ’ 항에 배열한 것 등과 같이 두음법칙 표기의 혼란상이 반영되기도 하였다.

게일(J. S. Gale)의 ≪유몽천자≫는 근대 계몽기 대표적인 독본류 교과서이다. 책명에 ‘천자(千字)’라는 표현이 등장하듯이 한자 학습을 목표로 한 교과서이나, 그 내용은 근대 지식 또는 전통적인 한문 문장을 대상으로 하였다. 특히 권1부터 권4까지 단계별 학습을 고려하여 권1과 권2에서는 비교적 쉬운 국한문체를 사용하고, 권3은 현토체에 가까운 국한문체를 사용하였으며, 권4는 한문 텍스트를 사용하였다. 이 점에서 권3, 권4는 번역하지 않으면 일반인이 읽을 수 없는 수준의 텍스트가 들어 있는 셈이다.
이를 고려하여 이 주해서에서는 권1과 권2의 경우 필요한 내용만 각주를 붙이고, 권3은 주해를 한 뒤 직역을 중심으로 번역하였다. 권4는 기자의 ‘홍범’을 비롯하여 한국 고전 문장을 제시한 책으로, 다른 서적에서 원문을 확인할 수 있으므로, 이 주해서에서는 별도의 번역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