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이 '틀림'이 아님을 보여주는 동화, <여우색시>


‘다르다’는 ‘서로 같지 아니하다.’라는 뜻이고, ‘틀리다’는 ‘그르게 되거나 어긋나다.’라는 뜻이다. 하지만 우리는 두 장의 그림을 나란히 비교하며 서로 같지 않은 부분을 짚어내는 게임을 ‘틀린 그림찾기’라고 부른다. 어쩌면 ‘다른’ 것을 종종 ‘틀린’ 것으로 여기는 한국 사회의 모습이 이 사소한 게임의 이름에서 드러나 보인 것은 아닐까.

자녀가 ‘틀린 그림찾기’를 즐길 만큼 자랐을 때 권할만한 책을 한 권 소개한다. ‘다른’ 것이 ‘틀린’ 것이 될 수는 없음을 보여주는 동화, <여우색시>이다. <여우색시>는 한국연구재단 중점연구소인 중앙대학교 문화콘텐츠기술연구원에서 어린이들의 다문화 감수성 함양을 위해 기획한 동화이다.

여우색시는 외모는 남들과 다르지만 적극적이고 주체적인 존재이다. 여우색시는 물에 빠진 농부를 구할 만큼 용감하고, 농부가 가진 깨 한 말로 집안 살림을 일으킬 만큼 현명하다. 꼬리털로 비단을 지어 팔 만큼 헌신적이기도 하다. 하지만 장에서 노인을 만난 후 여우색시를 의심하게 된 농부의 눈에는, 여우색시의 밥상에 오른 생고기나 풀잎으로 만든 향이 수상하게만 보일 뿐이다.

생김새와 생활풍습이 남들과 조금 다른 여우색시가 농부와 사랑에 빠지는 모습은, 외모와 문화가 다른 국제커플을 떠오르게 한다. 모든 오해가 풀리고, 남들과 다른 모습을 여우색시 만의 매력으로 받아들이는 농부의 모습이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한다.

‘사람의 모습을 한 여우’라는 점이 옛날이야기 속의 구미호를 떠오르게 하지만, <여우색시>는 오히려 구미호 설화를 ‘편견에서 비롯된 소문’으로 대담하게 활용하며, 차이에서 비롯된 오해를 극복하고 ‘다름의 가치’를 인정하는 이야기를 이끌어냈다. 자신과 여러모로 다른 친구들과 부딪히고 어울리게 되는 초등학생 시기. 교실에서 피부색이나 문화가 다른 동급생을 만나게 된 어린이에게도, 외국인 부모를 가진 다문화가정의 어린이에게도, <여우색시>는 재미와 의미를 주는 책이 될 것이다.